지브롤터 해협 | 공해가 한 뼘도 없는데 잠수함이 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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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롤터 해협은 유럽과 아프리카가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으로 최단 폭이 14.2km, 수심은 300m에서 900m입니다. 스페인과 모로코, 영국의 영해가 맞물려 공해가 한 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모든 나라의 선박과 항공기가 자유롭게 지날 수 있고 잠수함은 잠항한 채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통과통항권이라는 별도의 권리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지브롤터가 왜 지금 검색되나
2026년 7월 15일부터 새 국경 체제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영국과 EU의 지브롤터 협정이 7월 14일 브뤼셀에서 서명돼 다음 날부터 잠정 적용에 들어갔습니다. 2025년 6월 영국과 지브롤터, EU, 스페인이 합의한 내용을 2026년 2월 EU 집행위가 채택한 결과입니다.
핵심은 국경입니다. 지브롤터는 솅겐 회원국이 되지 않지만 국경 검문에 관한 솅겐 규정이 특별한 법적 설정으로 적용됩니다. 그 결과 스페인과의 국경에서 물리적 장벽이 사라집니다. 매일 일과 학교, 장보기를 위해 이 국경을 넘던 사람들에게는 큰 변화입니다. 다만 이민과 치안, 사법에 대한 책임은 지브롤터 당국이 계속 집니다.
브렉시트 이후 6년 넘게 미결로 남아 있던 문제가 정리된 셈입니다. 이 글은 그 배경과 함께 이 해협이 법적으로 왜 특이한지를 정리합니다.
어떤 해협인가
지중해로 들어가는 유일한 자연 통로입니다. 반대편 끝에 수에즈 운하가 있지만 그것은 사람이 판 것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연결 | 대서양 ↔ 지중해 |
| 양안 | 스페인(북) / 모로코(남) |
| 최단 폭 | 14.2km |
| 수심 | 300~900m |
| 서쪽 경계 | 트라팔가르 곶(스페인) ~ 스파텔 곶(모로코) |
| 동쪽 경계 | 유로파 포인트(지브롤터) ~ 알미나 반도(세우타) |
| 공해 | 없음 |
수심이 눈에 띕니다. 말라카가 25m, 순다가 20m대인 것과 비교하면 300~900m는 다른 차원입니다. 크기와 흘수에 관계없이 어떤 배든 지날 수 있고, 잠수함이 잠항한 상태로 다니기에도 충분합니다. 좁지만 얕지 않다는 점이 이 해협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동쪽 경계선의 양 끝이 흥미롭습니다. 북쪽 유로파 포인트는 영국령 지브롤터이고 남쪽 알미나 반도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입니다. 유럽 국가가 아프리카 쪽 땅을, 다른 유럽 국가가 유럽 쪽 땅 일부를 갖고 있는 구조입니다.
공해가 없는데 왜 자유롭게 지나나
통과통항권 때문입니다. 유엔해양법협약은 국제 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에 별도의 규칙을 두었습니다.
일반 영해에서는 무해통항권이 적용됩니다. 연안국의 평화와 질서를 해치지 않는 조건으로 지날 수 있고, 잠수함은 물 위로 떠서 국기를 달아야 하며, 연안국은 안보상 필요하면 통항을 일시 정지할 수 있습니다.
통과통항권은 더 강합니다. 연안국이 통항을 정지시킬 수 없고, 군함과 군용기도 지날 수 있으며, 잠수함은 잠항 상태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국제 항행에 필수적인 해협이 연안국의 결정으로 막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같은 문제를 다르게 푼 사례가 대한해협입니다. 두 방식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 구분 | 대한해협 | 지브롤터 해협 |
|---|---|---|
| 문제 | 영해를 넓히면 공해가 사라짐 | 영해가 겹쳐 공해가 없음 |
| 해법 | 양국이 영해를 3해리로 축소 | 통과통항권 적용 |
| 결과 | 가운데 공해 구간 존재 | 공해 없이도 자유 통항 |
| 잠수함 | 공해 구간에서 잠항 가능 | 해협 전 구간 잠항 가능 |
한쪽은 연안국이 스스로 권리를 줄였고 다른 한쪽은 조약이 통항을 보장했습니다. 대한해협 쪽 사정은 대한해협 영해 3해리 편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300년 분쟁은 어떻게 됐나
영국이 이곳을 차지한 것은 1704년입니다.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중이었고,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으로 영국령이 됐습니다. 스페인은 그 뒤 300년 넘게 반환을 요구해 왔습니다.
양국이 모두 EU 회원국이던 시기에는 갈등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렉시트가 이 균형을 깼습니다. 지브롤터가 EU 밖으로 나가면서 스페인과의 국경이 EU 외부 국경이 됐고, 매일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던 수천 명의 생활이 걸렸습니다.
2026년 7월의 협정은 주권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생활 문제만 푼 방식입니다. 지브롤터는 여전히 영국 해외 영토이고 스페인의 반환 요구도 그대로지만, 국경에서의 물리적 장벽은 없어집니다. 영유권을 미뤄 두고 통행을 먼저 정리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물은 어떻게 도나
지중해는 증발량이 많아 염분 농도가 대서양보다 높습니다. 그만큼 물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서양 쪽에서 물이 밀려 들어옵니다.
그래서 표층 해류는 대서양에서 지중해 방향으로 흐르고, 무겁고 짠 지중해 심층수는 반대로 대서양 쪽으로 빠져나갑니다. 위층과 아래층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이 흐름은 항해에도 영향을 줍니다. 범선 시대에는 지중해로 들어가기는 쉽고 나오기는 어려운 바다였고, 그 조건이 이 해협을 차지하는 쪽에 군사적 이점을 줬습니다. 영국이 300년 넘게 이곳을 놓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에는 무엇이 걸려 있나
지중해 항로의 끝입니다. 부산에서 출발해 말라카와 수에즈를 지난 배가 지중해를 건너 대서양으로 나가려면 반드시 이곳을 지납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로의 서쪽 관문입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홍해 사태 이후 많은 선사가 수에즈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항로를 씁니다. 이 경우 아프리카 서안을 따라 북상해 유럽 북부로 가므로 지브롤터를 지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제노바나 바르셀로나 같은 지중해 항구가 목적지라면 희망봉을 돌고도 지브롤터로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즉 수에즈가 막히면 지브롤터의 통과량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두 길목이 하나의 경로로 묶여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길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세계 주요 해협과 운하 편에 정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브롤터 해협의 폭은 얼마입니까
최단 폭이 14.2km입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이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이며, 맑은 날에는 양쪽 육지가 서로 보입니다.
통과통항권과 무해통항권은 무엇이 다릅니까
무해통항권은 연안국이 안보상 필요하면 일시 정지시킬 수 있고 잠수함은 부상해야 합니다. 통과통항권은 정지시킬 수 없고 군함과 군용기도 지날 수 있으며 잠수함의 잠항 통과가 허용됩니다.
지브롤터는 어느 나라 땅입니까
영국 해외 영토입니다. 1704년 영국이 점령했고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으로 영국령이 됐습니다. 스페인은 지금도 반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026년 7월 협정으로 무엇이 바뀌었습니까
스페인과의 국경에서 물리적 장벽이 사라집니다. 지브롤터가 솅겐 회원국이 되는 것은 아니며 국경 검문에 관한 규정만 특별한 형태로 적용됩니다. 이민과 치안, 사법은 지브롤터 당국이 계속 담당합니다.
수에즈가 막히면 지브롤터도 영향을 받습니까
받습니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배가 수에즈 대신 희망봉을 돌면 유럽 북부로 직행하므로 지브롤터를 지나지 않습니다. 지중해 항구가 목적지인 경우에만 다시 이곳을 통과합니다.
정리
지브롤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주인이 셋인데 아무도 잠글 수 없는 문입니다. 스페인과 모로코, 영국의 영해가 맞물려 공해가 없지만 통과통항권 덕분에 누구도 통항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영해를 줄여 공해를 만든 대한해협과는 정반대 방식으로 같은 결과에 도달했습니다.
2026년 7월 15일부터는 육지 쪽 국경도 열렸습니다. 300년 된 영유권 분쟁은 그대로 두고 통행 문제만 먼저 정리한 방식이며, 이런 접근이 다른 분쟁 지역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지점입니다.
이 글은 2026년 7월 31일 기준으로 확인한 내용입니다.
참고: 유엔해양법협약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 영국 하원도서관 ·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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