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 해협 82km | 미국과 러시아가 반씩 나눠 가진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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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 해협은 러시아 데즈네프곶과 미국 알래스카 웨일스곶 사이의 바다로 폭이 약 82km, 수심이 30~50m입니다. 태평양과 북극해를 잇는 유일한 통로이며 북극항로가 열리면 태평양 쪽 관문이 됩니다. 다른 길목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호르무즈는 이란이, 말라카는 인도네시아가 관리하지만 이곳은 미국과 러시아가 반씩 나눠 갖고 마주 봅니다.
베링 해협이 왜 지금 거론되나
북극항로 때문입니다. 얼음이 물러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북쪽으로 잇는 항로 논의가 실제 일정으로 넘어왔고, 그 항로의 태평양 쪽 출입구가 베링 해협입니다.
한국도 당사자입니다. 해양수산부는 2026년을 북극항로 시대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9월 시범 운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출발한 배가 북쪽으로 향하면 반드시 이 해협을 지납니다. 북극항로의 조건과 한계는 북극항로 2026 편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그 관문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관리 주체가 둘이라는 사실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다룹니다.
어떤 곳인가
좁고 얕은 국경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양안 | 러시아 데즈네프곶 / 미국 알래스카 웨일스곶 |
| 폭 | 약 82~85km |
| 수심 | 30~50m |
| 연결 | 태평양(베링해) ↔ 북극해 |
| 중간 섬 | 대디오메드(러시아) / 소디오메드(미국) |
| 미국 측 거점 항구 | 더치하버(어널래스카섬), 세인트폴섬 |
수심 30~50m는 앞서 다룬 길목 중 순다 해협 다음으로 얕습니다. 초대형 유조선이 다니기에는 여유가 넉넉하지 않고, 유빙까지 감안하면 항해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지브롤터가 300~900m인 것과 비교하면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주변 여건도 척박합니다. 양쪽 육지가 시베리아 극동과 알래스카라 사람이 사는 도시까지 거리가 멉니다. 러시아 쪽은 외국인의 경우 별도 허가 없이는 출입이 제한됩니다. 미국 측 배들은 남쪽 알류샨 열도의 더치하버를 거점으로 쓰고 세인트폴섬이 중간 보급지 역할을 합니다.
3.7km 떨어진 두 섬
해협 한가운데에 작은 섬 두 개가 있습니다. 서쪽 대디오메드는 러시아 땅이고 동쪽 소디오메드는 미국 땅입니다.
둘 사이 거리는 3.7km에 불과합니다. 걸어서 건널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데 그 사이로 날짜변경선이 지납니다. 그래서 시차가 21시간 납니다. 대디오메드에서 소디오메드를 보면 어제를 보는 셈이고, 반대쪽에서 보면 내일을 보는 셈입니다. 각각 내일의 섬, 어제의 섬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이 두 섬은 냉전기에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미소 국경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구상에서 군사력 상위 두 나라의 영토가 이보다 가까운 곳은 없습니다.
문지기가 둘이라는 뜻
지금까지 다룬 길목과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 길목 | 관리 주체 | 성격 |
|---|---|---|
| 호르무즈 | 이란(북안) | 한 나라가 통제 시도 |
| 말라카 |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 연안 3국, 국제 수역 |
| 보스포루스 | 튀르키예 | 한 나라가 조약으로 관리 |
| 북극항로 본선 | 러시아 | 쇄빙선 서비스 독점 |
| 베링 해협 | 미국·러시아 | 양측이 반씩 접경 |
기준 시점은 2026년 7월 31일입니다. 앞의 넷은 관리 주체가 하나이거나 서로 협력하는 관계입니다. 베링만 다릅니다. 서로 경쟁하는 두 나라가 마주 보고 있습니다.
결과는 양면입니다. 한쪽이 통항을 막으려 해도 반대편 수역이 열려 있어 완전한 봉쇄가 어렵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시도한 방식이 여기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동시에 어느 한쪽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협의 상대가 둘이고 그 둘이 서로 합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습니다.
경계 자체에도 이견이 남아 있습니다. 1990년 미국과 소련이 셰바르드나제-베이커 협정으로 베링해 일대의 해양 경계를 정했지만, 이 협정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이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북극항로의 통과량이 늘면 이 미결 사항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리를 놓을 수 있나
구상은 오래됐습니다. 거리 85km에 수심 50m라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은 아니고, 실제로 1990년 이후 알래스카와 추코트카를 잇는 해저터널·교량 프로젝트가 여러 차례 검토됐습니다. 2007년 러시아 정부는 2030 철도교통 발전전략을 승인하면서 베링해협 연결 철도 3,500km를 계획에 포함했습니다.
물리적 장벽이 큽니다. 유빙이 계속 떠다니고 조류가 거세며, 콘크리트가 손상될 정도로 춥습니다. 교각 방식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래서 해저터널 쪽이 더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더 큰 장벽은 양쪽 육지입니다. 해협까지 이어지는 철도가 러시아 쪽에서도 미국 쪽에서도 2,000~3,000km가량 끊겨 있습니다. 85km를 잇는 것보다 그 앞뒤 수천 킬로미터를 까는 일이 훨씬 큽니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지역이라 수요도 불확실합니다.
한국에는 무엇이 걸려 있나
북극항로의 실효성입니다. 부산에서 유럽으로 가는 북쪽 길이 열린다면 그 출입구가 베링 해협입니다. 이 구간이 막히거나 통항 조건이 까다로워지면 북극항로 자체의 경제성이 흔들립니다.
다만 성격이 다릅니다. 북극항로 본선인 러시아 연안 구간은 쇄빙선과 항만, 관제를 러시아가 독점하지만 베링 해협은 양쪽이 나눠 가지고 있어 한 나라가 잠글 수 없습니다. 북극항로 전체에서 러시아 의존이 가장 낮은 구간이 여기입니다.
확인할 지표는 베링 해협 연간 통항 선박 수와 미국·러시아의 해양 경계 관련 협의 진전 여부입니다. 통항이 늘면 수색구조 협정이나 항행 규칙 같은 실무 협의가 먼저 만들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베링 해협의 폭은 얼마입니까
약 82~85km입니다. 수심은 30~50m로 얕은 편이며 태평양 북부와 북극해를 잇습니다.
디오메드 두 섬의 시차가 왜 21시간입니까
두 섬 사이로 날짜변경선이 지나기 때문입니다. 거리는 3.7km인데 서쪽 대디오메드는 러시아, 동쪽 소디오메드는 미국이라 날짜와 시각이 모두 다릅니다.
한 나라가 베링 해협을 막을 수 있습니까
어렵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양쪽 연안을 각각 갖고 있어 한쪽이 자국 수역을 통제해도 반대편 수역이 남습니다. 다른 길목과 구별되는 지점입니다.
다리나 터널 계획은 어떻게 됐습니까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유빙과 조류, 극한 추위가 교각 건설을 어렵게 하고, 무엇보다 양쪽 육지에서 해협까지 이어지는 철도가 각각 수천 킬로미터 끊겨 있습니다.
북극항로에서 베링 해협은 어떤 위치입니까
태평양 쪽 관문입니다. 부산에서 북쪽 길로 유럽에 가려면 이 해협을 지나 러시아 연안을 따라가야 합니다.
정리
베링 해협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아무도 혼자 잠글 수 없는 문입니다. 폭 82km 사이에 미국과 러시아가 마주 보고 있어 어느 한쪽의 결정으로 통항이 막히지 않습니다. 대신 어느 한쪽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뒷면입니다.
지금은 통과하는 배가 많지 않아 이 구조가 문제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북극항로의 통과량이 늘어나는 만큼 경계 문제와 항행 규칙이 함께 논의될 것이고, 그때 이 해협의 성격이 시험받게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7월 31일 기준으로 확인한 내용입니다.
참고: 미국 지질조사국 · 러시아 철도교통 발전전략 · 해사신문 · 관련 지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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